꿈 밖의 꿈


후라이팬에 커피콩을 볶았다. 산도가 높고 맑은 맛이 났다. 커피 몇 잔 내먹으면 하루가 가겠구나. 이렇게 다시, 아무 일도 안 하면서 허송세월 사는 연습을 한다. 낮에 삶아 둔 호박고구마 반쪽이 달다. 마당에 나가보니 꽤 춥다. 보일러 기름이 얼마 남았나 확인해본다. 바닥에는 시뻘건 잎들이 수북하다. 고개를 들어 보니 검은 살구나무 고목이 얼음처럼 쨍한 하늘에 철조망처럼 걸쳐있다. 


꿈을 깨려다 그 꿈을 포함하는 더 큰 꿈속으로 빠져드는 그런 기분으로 겨울이 오고 있었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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